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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일기) 3. 화목한 우리반

말많은선생님 2022. 2. 12. 21:33

     가끔씩 선생님으로 살게 되는 좋은 일들이 생긴다. 선생님이 된 첫 날은 설렘보다는 떨림이 크다. 전 날에는 어떤 아이를 만나서 함께하게 될지 잠도 안 올 정도로 심장이 두근두근 뛴다. 공부 잘하는 아이,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아이 나무랄 데 하나 없이 좋지만 사실 제일 좋은 건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이다. 선생님이 별 걱정 없이 학급을 이끌면서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다른 것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이 느끼는 감정의 종류와 깊이는 정말 다양하다. 그리고 집단에는 언젠가는 합의점에 도달해야하는 일이 생기고 크고 작은 갈등은 늘 존재한다. 특별히 사춘기나 대입시기 같이 중요한 시기가 동반되면 아이들은 보다 예민하고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종종 내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서 당시 내가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화목한 우리반을 만들었을까 상상해본다.

 

과연 내가 다양한 방법 중 하나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정말로 어떤 아이도 마음의 상처 없이 그 상황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현실에 막혀 미안한 어른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

과연 내 도움을 받고자 찾아오는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사건 해결 과정에서 공평하고 객관적일 수 있을까?’

 

     교직을 위해서 교육학 기본 수업인 인간과 교육을 수강했다. 물론 개괄 수업인지라 모두 깊게 다루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학교폭력 대비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학교폭력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비할 수 있다.’라는 그 한 문장뿐이었다.

 

       참 안타까웠다. 교육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가장 큰 학문이다. 그래서 대부분 선생님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사람들이 모였을 때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았을 건 데 너무 아쉽다. 날이 갈수록 학교폭력의 방법은 다양해지면서 심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학생이든 선생님이든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는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요즘 더 많이 느낀다. 미래의 화목한 우리반을 위해서라도 스스로라도 학교폭력에 대한 공부와 사회가 지닌 시스템을 더 공부해야겠다.

 

     이상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생각쟁이 이선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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