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일기) 6.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오늘은 복지관에 피아노 수업을 받으러 가는 날이었다.
일찍 도착했지만 친구를 기다린다고 인도와 복지관으로 차가 들어올 수 있는 길 사이에 서있었다.
인도에는 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기둥들이 서있었지만 차가 유입될 수 있는 길도 나있었기에
지나가면서 한 번쯤 째려보고 가지만 차가 빈번하게 들낙날락 할 수 있는 위치여서 그냥 별 생각이 없었다.
내가 버스에서 내리는 친구를 보며 킥킥거리고 웃으면서 멍 때리고 있던 찰나였다.
전동스쿠터를 타신 백발의 할아버지가 나를 보면서 대뜸 “이 차 누구 거에요?”라고 소리를 지르셨다.
나는 처음에 할아버지 말씀을 못 알아들었고 큰 소리에 놀라 “네?”라고 했고
할아버지를 뵈니까 그제서야 지금 이게 어떻게 상황인지 깨닫고 “제 차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그렇게 답을 하고 침묵이 흘렀다.
할아버지는 차가 움직이지 않는 이상 앞으로 나가시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다는 없다는 판단으로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확실했던 건 할아버지는 도움이 필요하셨고 근처에 도움을 줄 수 있을만 한 사람은 나 뿐이었다.
그래서 도로 쪽으로 나가서 이리저리 살피니 인도에 차를 피하기 위한 장애물 때문에 이동이 불가했고
할아버지도 이제는 화가 없는 목소리로 내게 “그 쪽은 못가요.”라고 하셨다.
결국 방법은 차가 움직이는 것 뿐 이 차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야겠다는 판단 하에 차에 다가갔다.
그런데 이 차 전화 받기 싫은지 조그만 번호판은 거꾸로 깊숙이 넣어놔서 이미 30%가량은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180도 돌려가며 번호를 입으로 외우자 차 안에서 누군가가 “갈게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가 움직였고
할아버지는 처음 내게 말 걸었던 목소리로 “차를 이렇게 되면 어쩌자는 거야!”라면서 길을 떠나셨다.
당시 충격은 말도 못했고 입이 떡 벌어져서는 ‘이건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명백백히 할아버지는 약자로 순전히 그 차 때문에 이동을 못하시는 상황이었고
내가 도로로 나가서 길을 살피고 핸드폰 번호를 보고 있었다.
진실로 내가 전화를 걸 거 같다고 생각했는지 그제서야 “갈게요”라니
순간 이 상황에서 사람에게 상식이란 무엇인가 싶었다.
나는 모든 사회적 문제를 교육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쉽게 “못 배워서 그렇다”라고 그냥 말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회적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교육보다는
모두를 똑같은 컴퓨터로 만드는 교육이 성행하고 있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바꾸고 싶지만 생각은 많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고 많은 경험을 하고 있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경험은 정말 교육의 목적과 중요성을 깨닫고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되고
교육자는 어떤 삶은 지향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분이 조금 이상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