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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일기) 2. 오만과 편견

말많은선생님 2022. 2. 12. 21:30

     지금이야 영어선생님내전으로 고통 받는 중동 국가의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지만 나는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교사가 하고 싶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기숙사에 살았기 때문에 내가 교사에 의해서 성향과 생각이 많이 바뀌고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미래에 학생들을 만난다면 꼭 나와 같은 변화를 겪어 더 단단한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아직까지도 가끔 내가 가장 닮고 싶고 나를 이렇게 성장시켜주신 은사님과 만남을 갖는다. 현 선생님과 예비 교사로서 좋은 선생님에 대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눈다. 하루는 선생님이 내 생각을 차분히 들으시고는 아이들에게 영향력을 전하는 게 좋을 수 있다는 건 너의 큰 오만일 수도 있어. 사실 그 아이는 제 길을 잘 가고 있었는데 네가 다른 길로 가라고 하는 일이 될 수 도 있잖니?”라고 답해주셨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신선한 생각에 충격이 셌다. 사실 내가 선생님이라는 꿈에서 멀어진 이유는 나도 당시에 하기 싫었던 일들을 또 다시 아이들에게 강요해야했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현 교육체제에 대해 많은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본인의 생각만으로도 이미 모순에 갇혀버렸고 본인의 역할을 엄청나게 중시 생각하는 자체적인 오만에 사로잡혔다.

 

     만약 내가 선생님이 된다면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길은 공부를 하는 일이라고 여기며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지식이 기반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필요한 공부가 다른 학생들에게 천편일률적인 지식을 강조하는 사람이 되어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본인도 싫었고 현재 많은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그 시스템을 아이들에게 강요한다는 건 참 무서운 일인데 말이다.

 

     한 번은 선생님께서 대학 진학 생각이 없고 래퍼가 되겠다는 학생이 있다. 그래서 걔랑 일주일에 한 번씩 같이 영어슬랭사전을 검색해서 힙합가사를 해석하고 있어. 책에 없는 공부를 하니까 나도 막 재밌더라.”라는 이야기를 미소와 함께 해주신 적이 있다. 그 때 선생님을 보며 저런 분이 내 선생님이라는 건 큰 축복이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나는 그 당시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학을 졸업하지 않으면 못하는 일인 영어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뿐이다. 그래서 학문적인 성취가 필요했고 그 때 많은 선생님들께 도움을 받은 것이 내게 큰 감동이 되었던 것이다. 내가 그랬기 때문에 남도 그럴 것이라는 건 크나 큰 편견이자 착각이었다.

 

     내 생각이 뿌리를 내리고 굳어지기 전에 은사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기 정말 다행이었다. 나중에 많은 아이들을 만날 때 아이들을 보다 각각의 주체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대화였다.